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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 테드창 본문

독서

[SF]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 테드창

도이(doi) 2023. 5. 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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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 번쯤 들어보았을만한 작가 테드창이다. 

테드창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영화 콘택트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예전에 작가에 대해서 찾아보았던 기억이 있다. 

어떤 창작물이 재밌으면 해당 창작물의 창작자의 이력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테드창은 어렸을 때 SF 작가를 꿈꿨었고, 대학교는 컴퓨터 공학 쪽으로 간 후에 기술 라이터가 된다.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작가의 루트를 탄 케이스는 아니지만 그의 행적들이 그만의 SF 소설을 작성하는데 필요한 순간들이었다고 생각된다. 

 

최근에 SF 장르의 게임을 만들고 있어서 SF 류의 소설이나 영화를 많이 보고 있는 편이다. SF 장르의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SF라는 장르 자체가 미래 혹은 우주라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과 전혀 다른 공간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우선 독자에게 세계관을 이해시키는 과정이 장황하게 필요하고. 이에 따라 해당 인물에 대한 상황과 감정에 대한 이입이 어렵다고 느꼈다.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를 재밌게 보았던 것은 전체적인 세계관 설명에 집중했다기 보다는 주인공 애나를 중심으로 애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대상들에 집중하여 서술하며 자연스럽게 미래의 요소들을 이해시켰다는 점이다. 먼 미래에 가상의 애완동물이 나올 것이라는 그럴 듯한 주장과 미묘한 사람간의 관계가 재미있었다. 애완동물을 키울 때 주변 관계자들과 갈등은 디지언트 즉, 인공생명으로 바뀌어도 생길 수 있는 문제이다. 또한, 책에서 나오는 인공지능의 권리 문제도 동물의 권리 문제와 겹쳐서 보여졌다. 

 

디지언트들의 존재는 그 존재 자체로 미묘했다. 이들의 존재 목적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 자체로 생산성을 갖지도 물질적인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 이 부분은 나에게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였다.사랑은 필요한 가치인가에 대해서 얘기를 할 때 이것이 실질적으로 사회 구조 자체에서 기능을 갖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로 인간의 이야기를 담는 영화나 문학에서 중심 소재로 다루어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느끼는 점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있고 더이상 인간의 중심 가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내 개인적인 상황과 경험에 의해서 느끼는 감정일 수도 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관계가 형성되고 가볍고 쉽게 관계가 다루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어느 순간 어떤 이의 숭고한 사랑에 대해서 공감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진 것 같다. 책에서 애나가 자신을 희생하여 자신의 디지언트인 잭스를 업데이트 된 가상 공간 리얼스페이스에 보내려고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다른 이를 위해 이것이 인간도 동물도 아닌 가상적으로 만들어진 대상에게 사랑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고 상대에게 정을 준다는 것. 그 대상을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감정.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러한 감정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사랑은 대상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느끼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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